아름다운가정

오리무중, 나의 삶이 짙은 안개 속에 있을때



이번 주 토요일과 신학교에서 필요한 식자재들이 있어 아침 일찍 국경을 넘어 브라질에 다녀왔습니다. 파라과이에서 브라질을 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 중간이 국경인 제법 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그 다리는 높이가 상당해서 만약 걸어서 건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흐르는 강이 아찔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상당한 안개가 깔려서 마치 처음 온 사람이라면 그곳에 큰 강이 있는지, 다리가 그렇게 높은지 모르고 단지 넓은 평지만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지나가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안개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사라져버린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불과 1시간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넓게 깔린 안개가 다 사라진 것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춥고 어두운 새벽 가운데 피어오르고 쌓인 안개는 찬란한 아침 햇살에 다 녹아내린 것만 같았습니다.


오리무중(五里霧中), 짙은 안개에 둘러싸여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이 단어가 마치 나의 상황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적잖이 우리는 당황해왔고, 여전히 걱정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개는 아침 햇살에 곧 녹아버리듯 주님은 분명 우리에게 닥친 이 상황을 다 지나게 하실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풍랑을 지나는 우리의 태도일 것입니다. 먼 훗날 우리는 돌아볼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우리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그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냐고, 그때 너는 무슨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냐고, 그리고 그때 나와 어땠었냐고.


인생의 안개로 인해 답답한 이 시기가, 어려움으로 인해 묶여버리고 막힌 이 상황이 마치 자욱한 안개같이 우리에게 절망과 걱정을 줄지라도 안개는 곧 걷힐 것입니다. 찬란한 태양에 곧 다 녹아내릴 것입니다.

그날은 말할 수 없이 맑고 화창한 날이 됩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 하루 은혜의 분량으로

오늘을 살아내겠습니다.

어제의 은혜를 오늘 추억하며 버티진 않겠습니다.

오늘의 은혜를 쌓아두고 내일을 준비하지 않겠습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부어주시는 은혜에 흡족하겠습니다.

그것은 오늘의 은혜가, 하루의 은혜가 너무 척박하고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일 주실 은혜가 더욱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좋으신 하나님, 오늘의 은혜가 내게 족합니다. 충만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을 향해 더욱 내 눈을 맞추고, 당신의 발자국에 내 삶의 발자국을 얹으며 살아가게 하소서.

<고맙다, 오늘도 버텨주어서> 임동수 

가정에 안개가 내려앉으면 무개가 없는 안개도 무거운 돌처럼 느껴집니다. 아무리 없애려 손을 휘저어 보아도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더 번져만 갑니다. 하지만 나는 지쳐만 갑니다. 진짜 열심히 노력했는데 안개는 여전하지만 나의 노력을 멈추고 주님의 은혜를 구할 때 어제의 은혜가 아니라 오늘의 은혜로 이 안개를 비춰봅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이 안개안에 갇힌 내가 아니라 은혜를 누리는 내가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