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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부지 누구시노? (자녀의 권세)

예전 영화 중 "느그 아부지 머하시노?"라는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좋은 뜻은 아니었습니다) 성경을 통하여 우리의 아버지가 누구신지, 그 아버지 자녀로서의 권세를 알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풍성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요한복음 1:12,13
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13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예수를 영접한다’는 건 뭘까?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나는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어’라는 게 영접이다.
다시 말해 ‘나는 예수님이 길이라고 믿어. 그 길로 갈 거야. 그 식대로 살 거야’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가 높은뜻숭의교회에서 목회할 때 ‘하나님을 주인 삼는 교회’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여섯 가지 방안을 마련했다. 그중에 하나가 ‘하나님의 식과 법을 고집하는 교회’였다.
‘이해가 가든 안 가든 예수님을 믿고 그 식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뜻으로 그렇게 했는데, 이것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나님의 식대로 살아보겠다고 결심하고 “예수님, 내 삶의 주인이 되어주시옵소서”라고 고백하는 것이 영접이고 믿음 아닌가.

사도 요한은 본문에서 이렇게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진리로, 삶의 길로 믿기로 결심하고 영접하는 자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이야기하는데, 그 내용이 참 우주적이다. 어떻게 이렇게 간단한 말로 그 큰 것을 다 정의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한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권세’라는 말로 표현했다.
자녀의 권세는 엄청나다. 아버지 것이 내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가 집에 오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야, 우리 집 갈래?” ‘우리 집’이라니, 순 도둑놈들 아닌가? 집 살 때 십 원 한 장 안 보태놓고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친구에게 “야, 우리 아빠 집 갈래?” 하면 친구들은 아마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너희 부모님 이혼했어? 아빠 집 따로 있고 너희 집 따로 있어?” ‘우리 집’이지 어떻게 ‘아빠 집’이겠는가? ‘아빠 집’이니까 ‘우리 집’이다.

꽤 오래전에 TV에서 본 어느 코미디언의 이야기다. 그 코미디언이 어릴 때 친구가 집에 전화를 했다. “거기 ◯◯집이지요?” 그랬더니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아니다. 내 집이다” 하셨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버지 집이니까 아들 집이다. 그것이 자녀의 권세이다.
예수님을 믿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의 딸이 된다.
하나님나라, 하나님의 집이 나의 집이 되고 나의 삶이 되는 것이다. 왜 하나님이 “나를 따르라. 나를 믿으라”라고 하시는가? 하나님나라를 주고 싶으셔서 그러신다. 자신의 집을 우리에게 상속시켜주고 싶으셔서 그러신다.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고, 천국의 열쇠는 다시 말하면 ‘자녀의 권세’이다.
그 열쇠를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나님나라는 네 나라야. 다 너 주려고 만들었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천국의 열쇠를 주시겠다는 것은 천국의 주인이 되게 해주시겠다는 말씀이고, 그것이 곧 자녀의 권세 아니겠는가?

나는 목회를 하면서 집회를 참 많이 다녔는데, 집회 갈 때마다 첫날엔 꼭 요한복음 1장 12,13절로 설교했다.
<자녀의 권세>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는데, 꼼꼼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최소 600번은 더 설교한 것 같다. 그 설교에서 사용한 예화인데, 큰아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큰아이가 포항에 있는 한동대에 입학했는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하니 갑자기 돈이 떨어지면 당황할 것이 염려되어 신용카드를 주었다. 큰아이가 카드를 사용하면 내 통장에서 돈이 나가는 것이다. 아내는 아이가 아직 어린데 벌써 카드를 주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지만, 나는 ‘대학생이 됐으면 이제 어른인데 돈 다스릴 줄도 알아야지’ 하는 생각에 카드를 주었다.
1년 남짓 아내는 아이가 돈을 어떻게 쓰나 지켜봤다. 그러더니 한 날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얘가 철이 들었어요. 돈을 꼭 필요한 데 쓰고 허투루 안 써요.”

철들었다는 말은 굉장히 중요한 말이다. 철든 자식은 부모가 믿는다. 그다음부터는 카드를 어디에 썼는지 그렇게 유심히 보지 않았다. 믿는 자식을 뭘 그리 지켜보겠는가? 어느 날 돈이 많이 나갔으면 ‘필요한 데가 있었나 보다’ 했다.
만약 큰아이가 카드 받았다고 자기 멋대로 아무 데나 돈을 썼으면 아마도 카드를 회수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철이 들고 부모가 아이를 믿게 되니 카드를 주고는 신경을 안 쓰게 됐다.

자식을 믿으니까 카드도 주고 싶고, 내 돈도 다 주고 싶다. ‘내 것이 어디 있니? 다 네 것이지’ 하는 마음이다. 그때 깨달았다. ‘자식을 믿으니까 카드를 주는구나. 예수님이 베드로를 믿으시니까 열쇠를 주시는구나.’
만약 베드로가 철이 안 들었으면 못 주셨을 것이다. 아까워서가 아니라 타락할까 봐 열쇠를 못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철든 자식에게는 카드를 맡길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 그때는 카드가 없어서 열쇠를 주셨구나. 만약 지금 성경을 쓰셨다면 이렇게 쓰실지도 모르겠다. ‘내가 천국 카드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그으면 하늘에서 나가리라.’”
장난처럼 생각했지만, 장난이 아니었다. 그것이 복음이며, 그것이 자녀의 권세이다.

아무리 우리가 “주여, 주여” 외쳐도 하나님을 믿고 따르지 않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믿으실 수가 없다. 철 안 든 자식에게 어떻게 카드를 맡기겠는가?
부모가 돈이 아까워서 안 주는가? 카드가 아까워서 안 맡기겠는가? 아니다. 아이가 아까워서 카드를 못 준다. 중요한 건 철드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믿으신다. 하나님이 우리를 믿으시면 하나님은 아까운 게 없으시다.

나는 내가 예수 잘 믿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얼마큼 잘 믿는 사람이 되면 좋을까? 하나님이 나를 믿으실 만큼 잘 믿으면 좋겠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에게 천국 열쇠를, 천국 카드를 맡기시고도 조금도 염려하지 않으시고 자녀의 권세를 누리라고 허락하는 그 복의 증인이 되고 싶다.
<날기새3> 예수님 식대로 살기 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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