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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했는데도 슬픈 일이, 순종했는데도 힘든 일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안전하다. 왜냐하면...












티타임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가야겠네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


“아니에요. 언제든 또 오세요.

다음에 더 맛있는 것으로 대접하겠습니다.”


우리 부부는 노을을 뒤로 하고 손님들을 배웅하러 밖으로 나갔다.

그때 2층 창가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엄마!”


뒤를 돌아보니 작은 창문에서 아이들이 힘껏 손을 흔드는 보습이 보였다. 아직 말을 할 줄 모르는 둘째는 팔만 허우적대는 것 같았다. 


“그래, 아빠 이제 갈게!”


“하하, 아이들이 얼른 오라고 하네요. 들어가보세요, 목사님.”

“네, 그럼 다음에….”


인사를 마치려는 순간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나면서 방충망이 떨어졌다.

동시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창문 밖으로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정신이 아찔했다. 황급히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첫째 아이가 창문 바로 아래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데,

쇠로 된 난간을 잡고 있는 오른팔이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나는 창문 너머로 손을 뻗어 있는 힘을 다해 아이들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첫째 아들을 기적적으로 거실로 끌어내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그대로 1층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직 너무 어려서 더 이상 난간을 붙잡을 힘이 없던 둘째 아이는 방충망과 함께 떨어지며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아내는 둘째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주님, 제발 유빈이가 이 옷을 다시 입을 수 있도록 하나님, 기회를 주세요.”


중환자실에 들어간 아이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고, 나와 아내가 보는 앞에서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내도 울고 달래던 나도 울었다.

우리 부부는 큰 절망에 빠졌다.


이제 겨우 18개월 된 아이가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다.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더 목회할 수 있을까?

더는 힘이 없다….’


지난 7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에 걸려 가며 헌신했던 것,

쉴 틈 없이 알래스카로 건너와 선교 사역에 순종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저 말씀을 따라서, 하나님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의 장례를 마치고 난 뒤

아무도 없이 조명 꺼진 예배당에 나왔다.

나는 맨 뒷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또 눈물이 났다.


“하나님, 마음이 너무 아파요.

가슴이 막힐 정도로 너무 아파요.”


나는 엉엉 울었다.


“상훈아.”

갑자기 마음 한구석에서 평안하고 따스한 것이 느껴졌다.


그 어두운 예배당 안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스포트라이트가 나를 비추는 것 같았다. 그 빛과 함께 따뜻한 음성이 마음 가운데서 들려왔다.


“상훈아, 마음이 많이 아프지.


내가 너를 위해 아들을 잃었을 때

나도 그렇게 마음이 아팠단다.


너무 슬퍼하지 마.

너의 사랑하는 아들 유빈이가 내 옆에 있단다.”


눈앞에 환상 같은 것이 보였다.

광채에 둘러싸인 예수님이 서 계셨고,

그 오른편에 새하얀 옷을 입은 한 아이가 예수님의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나를 향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나의 아들, 유빈이였다.


“아빠, 걱정하지 마. 나는 여기 편하게 잘 있어.

엄마랑 아빠가 올 동안 여기서 아빠를 응원하고 기다릴 거예요.”


‘우리 아들 목소리가 이랬구나.’

처음 들어보는 또렷한 말소리에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으로

나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셨다.


나는 정적만 흐르는 빈 교회에서 조용히 찬양을 부르며 나의 고백을 담아냈다.


_


약할 때 강함 되시네

나의 보배가 되신 주 주 나의 모든 것


쓰러진 나를 세우고 나의 빈 잔을 채우네

주 나의 모든 것

예수 어린 양 존귀한 이름 예수 어린 양 존귀한 이름

_


죽을 때까지 치유되지 않을 것 같았던

절절한 슬픔과 괴로움이

조금씩 빛으로, 평안으로 바뀌어갔다.


이해되지 않는 일들에 대해 답답한 물음표를 던지며 살아가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분명 살아계신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듣고 계신다.


사람은 약하지만 강함 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나는 결국 안전하다. 그 결론에 이르렀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_요일 4:9

_


책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_최상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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